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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가 사랑한 수식


"수는 무한하니까, 쌍둥이 소수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잖아요."

"그렇지. 루트의 예상은 아주 건전하구나. 하지만 100을 넘어 1만, 1백만, 1천만 하고 숫자가 커지면, 소수가 전혀 없는 사막지대에 발을 들여놓게 되는 수도 있어."

"사막?"

"그래. 하염없이 걸어도 소수의 모습은 찾을 수가 없지. 사방이 온통 모래의 바다야. 태양은 쨍쨍 내리쬐고, 목은 바짝 마르고, 눈은 가물거리고, 정신은 몽롱하고, 앗, 소수다! 하고 뛰어가 보면, 그냥 신기루일 뿐. 아무리 손을 뻗어도 닿는 것은 뜨거운 모래 바람뿐. 그런데도 포기하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지. 지평선 너머에 맑은 물이 출렁이는 소수란 이름의 오아시스가 보일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말이야."

<'박사가 사랑한 수식'에서..>


소수 뿐만 아니라 우리네 사랑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목이 마르고, 아무리 걸어가도 끝없이 펼쳐진 사막일지라도.. 오아시스인 줄 알고 뛰어간 사랑이 한낱 허무한 신기루일지라도 충분히 걸어가 볼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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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라디오

Books 2007/12/20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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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라디오

  문학의 종류에는 시와 소설, 수필과 희곡 등으로 나뉜다고 한다. 나는 문학을 좋아하는 편인데 문학 중에서도 특히 소설과 수필을 좋아한다. 남자가 왠 문학이냐고 할 수도 있지만 다른 류의 읽기 딱딱한 글보단 읽기 편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물론 책이라면 모두가 좋은 스승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무라카미 하루키의 표현을 잠깐 빌려 문학은 문학대로 좋다고 생각한다. 고등학생 때까지는 보통 남학생이라면 누구나 읽을 법한 무협 소설이나 판타지 소설을 즐겨 읽었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이런 책은 쳐다보지도 않게 되었다.(무척 나이를 많이 먹은 것처럼 느껴지는데..) 무협 소설이나 판타지 소설은 인생에 전혀 도움이 될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문학을 즐겨 읽듯이 아마 다른 책을 읽었더라면 좀 더 일찍 경제적으로 성공할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놀면서 재테크 투자하기'라던지 '앉은 자리에서 영어 단어 만개 외우기' 이런 책 말이다.


 내가 문학을 좋아하게 된 계기는 아무래도 무라카미 하루키의 영향이 크다. 군대 있을 때 읽었던 '상실의 시대'가 내게 많은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며칠 전, 재신이네 집에 놀러 갔을 때였다. 책장에 웬 책이 그렇게 많은지 생각지도 못했던 양에 감탄을 금치 못하고 있을 무렵. 때마침 내 눈에 들어온 건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 '무라카미 라디오'였다. 내가 좋아하는 무라카미 하루키에 책이라니, 반가운 마음으로 재빠르게 몇 장을 넘겼다.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나 아쉬운 순간이었기 때문에 재신이에게 이 책을 빌리고 때마침 읽고 있던 미치 앨봄의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이란 책을 덮어 버렸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 어느 작가도 무라카미 하루키를 능가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재밌었던 것 중 하나는 이탈리아도 우리나라와 비슷한 악습관이 있다. 무슨 얘기냐 하면 무라카미 하루키가 이탈리아를 방문했을 때 이야기이다. 책을 조금만 발췌해 보면 내용은 이렇다.
 

 이탈리아인 운전사들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뭔가 불만이 있으면 이내 창문을 열고 소리를 지르는 것이다. 동시에 손도 휘두른다. 운전하면서 이 짓을 하니 옆에서 보고 있으면 공포를 느낄 수밖에 없다. 나의 지인인 이탈리아인은 서툰 운전을 하며 탈탈 달려가고 있는 아주머니를 보자 얼른 추월하더니, 피아트 우노 운전석 창문을 열고, '시뇰라, 당신 운전 같은 거 하지 말고 집에서 파스타나 삶아.' 하고 소리쳤다. 서툰 운전자에게 관용을 베풀지 못하는 것도 그들 운전사들의 또 하나의 특징이다.

 그러나 그때마다 나는 아주머니를 동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주머니 역시 생활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차를 운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집에 돌아가 부엌에서 실제로 파스타를 삶으면서 아들을 바라보고는 눈물을 흘리며 속상해 할지도 모른다. '오늘 운전하는데 어떤 사람이 "시뇰라, 당신 운전 같은 거 하지 말고 집에서 파스타나 삶아." 하고 엄마한테 소리 질렀단다.' 하고. 가엾다. 일본이라면 '집에 돌아가 무나 삶아!' 하는 것과 같을까.
 

 아마 우리나라 같으면 '집에서 밥이나 하지 차는 왜 끌고 나와!'란 말과 같을 것이다. 재밌는 현상이다. 각설하고 나는 문학이 좋다. 때론 나도 작가가 되어 나만의 글을 써보고 싶단 생각도 해 본다. 물론 그러면 살 사람이 아무도 없을테지만 말이다. 아니 그보다 책 한권을 완성해 내기가 더 힘들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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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부족한 능력.. 빠른 속도로 책을 정독할 수 있는 능력.

책을 읽다 보면 소위 읽기 쉬운 책과 읽기 어려운 책이 있다. 읽다보면 술술 읽히는 책과 읽으면서 중간중간 내용을 되새기며 생각을 해야하는 책..

 책을 빨리 읽는다고 좋은 것은 아닐진데 나는 그렇다고 책을 빨리 읽는 것도 아니다. 두루두루 많은 책을 빨리 읽고 싶어하는 나로서는 책을 늦게 읽는 것이 불만인 것이다.

 책 읽을 시간이 별로 없다는 핑계로 주로 버스안에서 책을 읽는 편인데 내용이 어려운 책들은 읽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그 경우가 전공 도서일 경우엔 더욱 더 그렇다. 읽어도 읽어도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고 혹여 전공 도서가 원서로 되어 있는 경우에는 시험기간 빼곤 손도 안 대는 실정이다. ㅠ

 아직은 독서 습관을 기르는 중이라서 주로 읽기 쉬운 책을 골라서 읽는 편인데 이번에는 읽기 쉬운 책을 골랐음에도 불구하고 읽기가 어렵다.

'박사가 사랑한 수식'

이 책은 정말 빨리 읽을 수 없다. 한 시간에 60페이지가량?? 그러면 1분에 한 페이지라는 건데 거의 안습수준이랄까.. 소설책임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보통 책을 많이 읽으면 책 읽는 속도가 빨라진다고들 하는데 나는 왜 그렇지 못한걸까.. 한번 읽으면 몇 달간 붙잡아 놓고 읽어 본 기억도 있으니..

책을 빨리 읽고 싶어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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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실망하지 마. 잘못 예상하는 경우야 얼마든지 있지."

"그렇지만." 나는 인상을 썼다.
"내가 쏜 화살이 분명히 과녁에 명중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전혀 엉뚱한 바닥에 꽂혀 있는 것을 보면 허망하지 않겠어요?"

"그럴 때는 말이야." 히비노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떨어진 장소에 과녁을 그려 넣으면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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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혼

Books 2007/12/18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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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혼(招魂)

김소월


산산히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虛空) 중(中)에 헤여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主人)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心中)에 남아 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西山) 마루에 걸리웠다.
사슴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山)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 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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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피용

Books 2007/12/18 01:42

며칠전부터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파피용'이란 소설을 읽고 있다.

나비 모양의 커다란 우주선을 만들어 14만 4천명의 사람들이 지구를 떠나 또다른 모습의 지구를 찾아가는 모습을 그린 소설..

이상 기후의 지구를 떠나는 그들. 그리고 그들을 막기 위한 온갖 방해공작과 비난.. 그리고 지구를 떠난 그들 나름대로의 생활방식.

아직 다 읽진 못하였지만 아열대 기후로 변해버리면서 이상기후를 보이고 있는 제주도를 보며 지구의 환경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끔 하는 소설이다. 온난화 현상이 가속화 되면서 지금 이 순간에도 녹고 있을 빙하들.. 간과할 수 없는 이상 기후..

미래에 태어날 자손들을 생각하지 않고 오직 자신. 오직 현 시대 자신들의 삶을 위해 자연을 훼손하는 지구인들을 보면서 '내가 지구를 위하여 노력한 것이 무엇이 있는가?'라는 고민도 해본다. 나무 한번 제대로 심어보지 못한 나였다..

갑자기 두려워진다. 소설에서 처럼 정말 거대한 우주선을 만들어서 지구를 떠나 새로운 모습의 지구를 찾아 떠나야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한다. 모든 생명체의 고향, 우리 지구가 병들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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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은 답이 아니라 남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답을 말하는 사람을 정상인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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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신기한건 사람들은 오히려 안정된 생활 속에서 정신병에 많이 걸린다는 것.

한 집단이 전쟁이나 초 인플레이션, 페스트 같은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게 되면, 자살자의 증가는 아주 미미하고 우울증, 편집증, 정신이상 환자들도 확연히 감소한다고 한다. 한마디로 인간은 각종 조건들이 양호할 때에만 정신이 이상해지는 사치를 부린다는 것이다.

배 부르고 등 따시면 정신이상이 생긴다?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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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카프카

Books 2007/12/18 01:39

머리 위에서 다시 새가 날카로운 울음소리를 낸다. 하늘을 올려다 본다. 하늘에서 밋밋한 잿빛 구름이 떠 있을 뿐이다. 바람은 없다. 바닷가에는 의식의 밀물과 의식의 썰물이 있다. 그것은 밀려와서는 글자를 남기고, 금방 다시 밀려오는 사이에 거기에 써져 있는 말을 재빨리 읽으려고 한다.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끝까지 읽기도 전에 다음 파도가 그 문장을 지워버린다. 수수께끼 같은 단어의 자투리가 의식에 남겨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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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모서리

Books 2007/12/18 01:38

책을 읽다가 맘에 드는 글귀를 보고서 그 페이지의 모서리를 고이 접어둔다...

'일어나 버린 일은 산산이 부서져버린 접시와 같아서 아무리 노력해도 본래 상태로 되돌아가지 않아.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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