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문학을 좋아하게 된 계기는 아무래도 무라카미 하루키의 영향이 크다. 군대 있을 때 읽었던 '상실의 시대'가 내게 많은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며칠 전, 재신이네 집에 놀러 갔을 때였다. 책장에 웬 책이 그렇게 많은지 생각지도 못했던 양에 감탄을 금치 못하고 있을
무렵. 때마침 내 눈에 들어온 건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 '무라카미 라디오'였다. 내가 좋아하는 무라카미 하루키에 책이라니,
반가운 마음으로 재빠르게 몇 장을 넘겼다.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나 아쉬운 순간이었기 때문에 재신이에게 이 책을 빌리고 때마침
읽고 있던 미치 앨봄의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이란 책을 덮어 버렸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 어느 작가도 무라카미
하루키를 능가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재밌었던 것 중 하나는 이탈리아도 우리나라와 비슷한 악습관이 있다. 무슨 얘기냐 하면 무라카미 하루키가 이탈리아를 방문했을 때 이야기이다. 책을 조금만 발췌해 보면 내용은 이렇다.
이탈리아인 운전사들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뭔가 불만이 있으면 이내 창문을 열고 소리를 지르는 것이다. 동시에 손도 휘두른다. 운전하면서 이 짓을 하니 옆에서 보고 있으면 공포를 느낄 수밖에 없다. 나의 지인인 이탈리아인은 서툰 운전을 하며 탈탈 달려가고 있는 아주머니를 보자 얼른 추월하더니, 피아트 우노 운전석 창문을 열고, '시뇰라, 당신 운전 같은 거 하지 말고 집에서 파스타나 삶아.' 하고 소리쳤다. 서툰 운전자에게 관용을 베풀지 못하는 것도 그들 운전사들의 또 하나의 특징이다.
그러나 그때마다 나는 아주머니를 동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주머니 역시 생활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차를 운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집에 돌아가 부엌에서 실제로 파스타를 삶으면서 아들을 바라보고는
눈물을 흘리며 속상해 할지도 모른다. '오늘 운전하는데 어떤 사람이 "시뇰라, 당신 운전 같은 거 하지 말고 집에서 파스타나
삶아." 하고 엄마한테 소리 질렀단다.' 하고. 가엾다. 일본이라면 '집에 돌아가 무나 삶아!' 하는 것과 같을까.
아마 우리나라 같으면 '집에서 밥이나 하지 차는 왜 끌고 나와!'란 말과 같을 것이다. 재밌는 현상이다. 각설하고 나는 문학이 좋다. 때론 나도 작가가 되어 나만의 글을 써보고 싶단 생각도 해 본다. 물론 그러면 살 사람이 아무도 없을테지만 말이다. 아니 그보다 책 한권을 완성해 내기가 더 힘들겠군.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