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위에서 다시 새가 날카로운 울음소리를 낸다. 하늘을 올려다 본다. 하늘에서 밋밋한 잿빛 구름이 떠 있을 뿐이다. 바람은 없다. 바닷가에는 의식의 밀물과 의식의 썰물이 있다. 그것은 밀려와서는 글자를 남기고, 금방 다시 밀려오는 사이에 거기에 써져 있는 말을 재빨리 읽으려고 한다.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끝까지 읽기도 전에 다음 파도가 그 문장을 지워버린다. 수수께끼 같은 단어의 자투리가 의식에 남겨질 뿐이다.
'해변의 카프카'에 해당되는 글 5건
- 2007/12/18 해변의 카프카
- 2007/12/18 책의 모서리
- 2007/12/18 해변의 카프카
- 2007/12/18 해변의 카프카
- 2007/12/18 해변의 카프카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부분
책을 읽다가 맘에 드는 글귀를 보고서 그 페이지의 모서리를 고이 접어둔다...
'일어나 버린 일은 산산이 부서져버린 접시와 같아서 아무리 노력해도 본래 상태로 되돌아가지 않아. 그렇지?'
추억이란 당신의 몸을 안쪽에서부터 따뜻하게 해주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당신의 몸을 안쪽으로부터 심하게 갈기갈기 찢어놓는 것이기도 합니다.
누구나 사랑함으로써 자기 자신의 결여된 일부를 찾고 있기 때문이지. 그렇기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면, 다소의 차이는 있을망정 언제나 애절한 마음이 되는 거야.카
아주 먼 옛날에 잃어버린 그리운 방에 발을 들여놓은 것 같은 기분이 되는 거지. 당연한 일이야. 그런 기분은 니가 발명한 게 아니야.
그러니까 특허 신청 같은 것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새 한마리가 가느다란 나뭇가지에 앉아 있다고 가정해 봐.
그 가지가 바람에 크게 흔들리면, 그 가지의 흔들림에 따라서 새의 시야도 크게 흔들리게 되지, 그렇지?
가지의 흔들림에 맞춰서, 머리를 아래위로 피뜩피뜩 가볍게 올렸다 내렸다 하는 거야. 다음에 바람이 세게 부는 날 새를 잘
관찰해 보면 알 수 있을거야. 그런 인생은 굉장히 고달플 것 같지 않아? 자기가 앉아 있는 가지가 흔들리는 데 맞춰서 일일이
고개를 흔들며 살아가는 인생이란..
하지만 새는 그것에 익숙해져 있어. 그건 새들에게는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야. 의식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이지. 그러니까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고달프지는 않은 거야. 하지만 나는 인간이니까 경우에 따라서는 몹시 피곤해져."
"사에키 상은 어딘가의 가지에 앉아 있나요?"
"생각하기에 따라서는..그리고 이따금 센 바람이 불곤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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